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
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는 소아, 청소년에서 우울 상태에 있다가 간헐적으로 파괴적 감정발동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. 그 임상 양상의 핵심은 기분의 변동(조증) 없이 극도의 과민성(irritability)과 빈번한 행동 조절 장애의 삽화이다. 이는 이제 새로이 등장한 병명이기 때문에 아직 자세한 연구는 많지 않다.
이는 DSM-Ⅳ에서는 부록에 포함되어 있었는데, 소아에서 양극성 장애의 특징인 기분의 변동(조증) 없이 극도의 과민성과 과각성, 빈번한 행동 조절 장애의 삽화를 보였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와 유사하여 흔히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로 치료되었다. 이 범주는 DSM-5에서 정식 병명이 되고 우울장애 범주에 포함되었는데, 이는 소아에서 양극성 장애와 과다 진단 및 과다 치료되고 있다고 보는 견해에 대한 하나의 대안적 진단이다. 이 질환으로 진단된 어린이는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거치면서 제1형 양극성 장애보다는 단극성 우울장애나 불안장애가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, 그런 이유로 이 질환이 우울장애 범주에 포함된 것이다. 과각성 관련 증상은 ADHD가 병존한 경우로 본다. 따라서 이는 10세 이하에서 발병한 소아에게서 진단하며, 6세 이전이나 18세 이후에 처음 진단되어서는 안 된다.
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의 역학
이 장애는 새로이 개념화된 장애로 연구가 부족하여 현재 발병률은 불확실하지만, 핵심 증상인 만성적이고 심각한 지속적 이 자극성(irritability)의 비율에 기초한다면 소아나 청소년에서 연간발병률은 4%(2~5%) 정도로 추정된다. 최근 수천 명의 2~17세 소아·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, 3개월 유병률은 0.8~3.3%라고 하며, 학령 전 소아에 많고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고 하였다. 남아가 여아보다 많고, 학령기의 소아가 청소년기보다 더 많다. 동반되는 장애로 우울증이 가장 많았으며, 적대적 반항장애도 많았다.
아직 원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. 유년기의 심리적 외상이나 학대가 원인이라는 이론이 있으며, 불량한 영양상태나 편두통 등의 신경학적 장애가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. 뇌 영상 연구에서 이 장애를 가진 소아는 양극성 장애를 가진 소아와 달리 부정적 얼굴 이미지에 대해 편도의 반응성에서 달랐다. 이 장애를 가진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하면 과제에 대한 좌절을 더 많이 나타내었다. 그리고 부정적 피드백 때 좌절을 매개하는 뇌 회로 중 좌측 편도와 좌우 선조체(공간적 주의와 보상 처리, 감정적 돌발적 표현과 관련된 구조)의 활성이 감소하여 있다고 한다. 그러나 긍정적 피드백 때는 그런 변화는 없었다.
이 장애는 사회적 기능 장애, 정학, 사회복지서비스 사용, 그리고 가난 등과 관련이 깊었다.
만성적이고 심각한 지속적 이자극성(irritability)이 핵심 증상이며, 그 외 두 가지 두드러지는 임상 양상은 반복적인 분노 표출과 이런 분노 표출 사이에 존재하는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짜증스럽고 화가 난 기분이다. 이자극성이란 좌절에 대한 반응으로, 상황이나 발달 정도에 맞지 않는 언어적(예를 들어, 고함을 지르며 격노) 및 행동적 공격성(예를 들어, 사람이나 물건에 대한 신체적 폭력)으로 나타난다. 즉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는 데 대한 역치가 낮은 것이다. 그리고 우울, 때때로 다행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. 이 장애는 가족과 학교, 그리고 사회생활에 상당한 곤란을 야기한다. 증상의 발생이 10세 이전에 시작되어야 진단된다.
진단 및 예후, 치료
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 진단기준은 6~18세 사이에, 12개월 이상, 상황이나 자극에 맞지 않는 발달적으로 나이에 맞지 않는 강한 언어적 및 행동적 분노 표출과 공격적 행동이 주 3회 이상 최소 1년간 가정과 학교 등 두 가지 상황에서 나타나고, 분노 발작 사이에는 짜증이나 화난 기분이 거의 하루 종일, 거의 매일 나타나며, 하루 이상 조증 또는 경조증 진단기준에 맞는 날이 없다.
이 장애는 적대적 반항장애, 간헐적 폭발 장애, 양극성 장애 등과 감별해야 한다. 이들은 같이 동반장애로 나타날 수는 없다. 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와 적대적 반항장애 두 가지 모두의 기준을 만족시킬 때는 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로 진단한다. 그러나 이는 주요 우울증, ADHD, 품행장애, 물질 사용 장애 등과는 동반될 수 있다.
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를 가진 많은 소아에서 주의력결핍과다활동장애나 불안장애, 물질 사용 장애 및 주요 우울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. 오히려 양극성 장애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. 이런 소아가 나중에 정보처리 능력, 얼굴-감정 판단, 의사결정 및 인지적 조절에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. 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, 이 장애가 없던 소아에 비해 불안, 우울함이 보다 심했고, 다중 건강 문제를 가졌으며, 교육 수준이 낮았고, 더 가난했으며,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고, 경찰 문제가 많았다.
아직 정립된 치료법은 없으나 우울증 치료에 준하며, 대증요법과 문제 중심 접근으로 치료한다. 분노 표현을 줄이고 감정을 감소시키는 몇 가지 치료법들이 연구되고 있다. 이 치료법에는 행동 변화 치료, 행동치료, 부모 및 교사와의 상담 및 교육, 환자의 행동 관찰, 타임아웃 전략, 환경조정 등이 포함된다. 증상에 따라 SSRI 등 항우울제, Ritalin 등의 중추신경 자극제 치료, 항조증약물 등이 시도된다.
출처 최신정신의학 제6판
'정신의학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불안 장애의 다양한 이론들 (0) | 2023.03.09 |
---|---|
월경 전 불쾌 장애에 대해 알아보자 (0) | 2023.03.08 |
양극성 및 관련 장애 (0) | 2023.02.28 |
정신의학에서 보는 주요우울장애 (0) | 2023.02.28 |
망상장애의 개념과 원인 및 진단과 치료 (0) | 2023.02.28 |
댓글